주말이면 가족들과 함께 등산을 즐기는 등 운동을 좋아하던 중1 영훈이(가명). 하지만 요즘 인터넷게임에 빠지면서 운동시간이 부쩍 줄었다. 초등학교 3학년 승주(가명)는 학원숙제를 다 마친 밤 10시면 어김없이 인터넷게임을 시작한다. 그러다보면 훌쩍 자정을 넘겨 잠자리에 들기 일쑤.

취미로 활용하면 스트레스 해소에 약이 되지만, 자칫 중독이라는 부작용을 가져오기 쉬운 인터넷게임. 성장기 아이들에게는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건강을 앗아가는 주범이 될 수 있다. 게임중독과 성장은 별 상관이 없어 보이지만, 실제 성장클리닉에는 이를 원인으로 내원하는 아이들이 많다.

이에 대해 하이키한의원 박승만 대표원장은 “게임 중독에 빠지면 식욕이 떨어져 끼니를 굶는 경우가 많고, 잘못된 자세로 인해 척추측만증이나 요통을 유발하기도 한다”며 “꿈에서도 게임 생각으로 숙면을 취하지 못하기 때문에 키가 잘 자라지 않게 되고, 뇌하수체에 자극으로 인해 호르몬의 균형이 깨져서 성조숙증의 문제도 발생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게임중독, 숙면 방해로 성장호르몬 분비 저해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의 2007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6∼19세 인터넷 사용 인구는 900만명으로 이 가운데 청소년의 14.4%가 게임중독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중 12%가 하루 3시간 인터넷을 사용했다. 유아 인터넷 중독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조사 결과, 유아의 하루 평균 인터넷 이용 시간이 4.3시간에 달했다.

요즘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공부량이 많아 학습스트레스가 많고, 그 만큼 또래와 어울릴 시간이 적어 인터넷 게임을 분출구로 삼는 경우가 많다. 특히 게임 시간을 스스로 컨트롤하지 못하다보니 때때로 밤을 새는 일까지 생기게 된다. 이렇게 되면 자연히 운동과 수면 시간이 줄면서 성장호르몬 분비가 원활해지지 않게 되고 키 성장을 저해하게 된다.

숙면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스트레스에도 약해지게 된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밤 9시 이전에 잠자리에 드는 초등학생들이 늦게 자는 아이들보다 스트레스를 더 잘 견디고, 시험이나 운동경기 모두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준이 아이들의 주중 취침시간과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늦게 자는 아이들이 일찍 자는 아이들에 비해 더 불안해하고 더 많은 스트레스를 느낀다는 것.

따라서 만약 자녀 중 하루 3시간 이상 게임 속에 빠져 사는 아이가 있다면 운동과 같은 다른 취미를 만들어 주거나 게임 시간을 규제를 해주는 것이 심신의 건강은 물론 키 성장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장시간 TV 시청 습관, 성조숙증 유발할 수도

인터넷 게임만이 아니라 평소 TV를 오래 보는 아이도 개선이 필요하다. 오랜 시간 TV를 시청하면 성호르몬을 억제하는 멜라토닌 호르몬의 분비가 감소해 성조숙증을 유발하게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박 대표원장은 “성장 적신호나 다름없는 성조숙증은 식습관과 환경호르몬, 비만 등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지만 선정적인 TV나 인터넷 게임을 통한 선정적인 정신적인 자극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비만인 아이들은 운동량이 부족하고, 컴퓨터 게임이나 TV 시청시간이 긴 경우가 많다. 비만과 게임중독 예방책으로 부모가 자녀와 함께 규칙적으로 할 수 있는 운동을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만들어 두는 것이 좋다. 특히 여자아이들은 초등학교 고학년만 돼도 2차 성징이 나타나면서 운동을 꺼리고 비활동적으로 바뀌기 쉽기 때문이다.

배드민턴, 축구, 조깅 등 적절한 강도의 운동은 아이의 성장발육을 자극하고, 키를 크게 해주는 운동이 될 수 있다. 단 지나친 운동은 오히려 성장통과 체력 저하를 일으키고 성장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하루 30∼60분 정도의 운동이 적당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